결론은 이겁니다. 열정 충만한 조직 구성원에게 조직이 인센티브를 제공할 때, 구성원이 인센티브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동기부여가 되기도, 안 되기도 한다는 거죠. 나와 내가 속한 조직이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지, 부정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에 따라 인센티브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맨날 나를 통제하려 하는데, 갑자기 상여금을 준다? 이거 이상하죠. '이놈의 회사가 가진 의도가 뭐지?'라고 의심할 수도 있겠죠? 반면 그동안 상호신뢰 관계를 쌓아왔다면 나를 믿어준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일할 동력을 얻겠죠. 교수도 똑같아요. 조직이 신뢰와 자율성을 준다고 인식하는 사람일수록 인센티브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연구하려는 동기부여를 얻게 된다는 점이 제 연구의 핵심입니다.
조직이 구성원을 열정맨으로 만들고 싶다면?
저는 애초에 내적 동기가 충분한 사람을 선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조직이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신호를 보내야 해요. 이걸 ’신호 효과‘(signaling effect)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어떤 직무에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동시에 변화를 즐기는 사람들을 선발하면, 이런 사람들이 계속 지원합니다. 그다음엔 좋은 인재를 알아볼 수 있는 면접관의 자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채용을 통해 그런 직원이 회사의 구성원이 됐다면 그다음 중요한 건 '긍정적 신뢰'를 주는 것입니다. 내가 일하는데 상사가 몰래 감시한다면 부정적인 신뢰 관계가 만들어지겠죠. 자율성을 주고 스스로 일할 수 있게 두면 '회사가 나를 믿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고요. 그래서 재량권과 자율권을 주는 것이 중요해요.
연구 vs 교육, 대학의 선택은?
대학은 교수의 연구 성과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합니다. 연구력을 높이는 게 대학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지만, 대학평가 지표 중 중요한 항목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대학이 마땅히 추구해야 할 또 다른 중요한 목표는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대학평가는 대학이 교육을 얼마나 잘하는지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대학이 ‘해외 유명 학술지 등재 논문 수’와 같은 지표에만 집중하게 되는 이유죠. 연구 성과가 좋아지고 세계 대학평가 순위가 높아져도, 교육의 질이 좋아지는 건 아닙니다. 결국 표면적인 성과만을 가지고 진행하는 대학평가로 인해 조직이 본래 가지고 있던 목표와 지표 간 불일치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오늘의 이론
동기 구축 효과(Motivation Crowding Theory)
내적 동기 부여(스스로 무언가 하고자 하는 동기)가 된 사람에게 외적 통제를 가할 때 기존의 내적 동기가 위축되는 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