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학개론] 🍏💚여러분은 어떤 것에 덕질하시나요?
구독자 학생, 히사시부리~ (오랜만이에요~)
학계를 평정할 논문 덕후 초로기입니다. (후훗)
저는 밥 먹을 때도, 화장실을 갈 때도, 심지어! 꿈속에서도 여러분에게 들려줄 논문만 생각해죠. 오늘도 재밌는 논문을 읽다가 밤을 꼬박 새버렸지 뭐예요...💦
갑자기 웬 '덕후'냐고요?
제가 밤을 지새우며 읽은 논문 주제가 '오타쿠와 덕후'이기 때문이죠!
오타쿠, 덕후... 모두 한번쯤 들어봤을 거예요.
요즘 한국에선 어떤 분야에 몰두하는 사람으로 이해되죠.
그런데 이 두 단어, 한국과 일본에서 어떻게 쓰이고 변화되어 왔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오늘의 연구자, 조홍미 박사님은 한국과 일본의 10~30대 청소년・청년이 오타쿠와 덕후를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설문조사 했어요. 그리고 한국과 일본에서 이 단어들이 어떻게 이해되고 있는지 해설해주셨죠. 그럼 바로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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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미 경상대 일본학 박사
2021년 출간, 일본어문학 제9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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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일본 오타쿠 전문가들이 내린 오타쿠에 대한 정의는 조금씩 다르지만,1) 공통적인 특징이 있어요. 오타쿠는 타인보다 우위에 있다는 우월감을 바탕으로, 스스로 의문이 풀릴 때까지 궁금한 점을 직접 알아내는 사람으로 여겨져요. 타인의 정보를 활용하거나 무비판적인 자세를 취하는 건 오타쿠의 태도가 아니죠. 한국에선 2000년 이후에 오타쿠라는 단어가 등장했는데, 당시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에 몰두한 사람을 칭하는 말로 쓰였어요. 그러다가 인터넷 게임이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용어가 확산했고, ‘오덕후’, ‘덕후’ 등 한국식 발음에 맞게 발달됐어요. 2000년대 후반엔 매우 덕후스럽다는 뜻으로 ‘10덕’, ‘100덕’ 등의 용어도 등장했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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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10~30대 한국인 90% 이상이 오타쿠와 덕후라는 단어를 알고 있대요. 이들은 오타쿠를 게임, 만화 등 서브컬쳐에 빠져있는 사람으로 인지하는 반면, 덕후는 팬이나 취미 생활과 연관된 매니아에 가까운 느낌이라고 했어요. 오타쿠에 대해선 중독, 히키코모리 등의 이미지를 연상하며 다소 부정적인 느낌을 갖고 있었어요. 반면, 덕후는 취미 등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심취해서 대중문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인지하고 있어요. 덕후에 대해선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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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연구자는 일본에서 오타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개선됐다는 점에 주목했어요. 1989년 일본 내 불미스러운 사건3)으로 일본에서 오타쿠라는 단어가 알려졌는데, 90년대 후반을 지나면서 오타쿠라 불리는 사람들이 대중적인 활동을 전개하면서 긍정적인 이미지가 생겼대요. 그래서 젊은 세대는 오타쿠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시간, 돈, 노력 등 모든 것을 투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대단하다고 여겨요. 이들을 소비 활동의 주체로서 경제, 사회, 문화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도 생각하죠.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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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칭 오타쿠계 대부인 오카다 도시오는 오타쿠를 20세기 태어난 새로운 인종으로, 백과사전적 능력을 가졌다고 정의한다. 문화 평론가 아즈마 히로시는 만화, 게임 등 서브컬쳐에 빠져있는 사람, 정신과 의사인 사이토 다마키는 허구적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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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14년 국립국어원은 '덕후'를 신조어로 선정했다. 이후 ‘밀덕(밀리터리 덕후), ‘찍덕(아이돌 팬 중에 본인이 전문적으로 찍은 사진을 홍보를 목적으로 관리하는 사람)’, ‘덕질(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찾아보는 행위를 이르는 말. 즉 덕후로서의 행위, 행동을 뜻함)’, ‘덕업일치(덕질과 직업이 일치했다는 의미)’ 등의 단어로 파생되면서 대중화된 용어가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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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989년 일본 내 유아연쇄살인 사건이 있었다. 당시 범인의 방에서 수많은 만화책과 애니메이션 비디오 테이프, 잡지 등이 발견됐다. 언론에서 어린아이의 취향을 벗어나지 못한 범인을 오타쿠라고 규정하고, 오타쿠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도하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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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야노경제연구소가 조사한 일본 내 오타쿠노믹스(오타쿠경제) 3대 시장(애니메이션, 게임, 만화)의 소비 규모는 연간 4조 엔(한화 약 40조 원)이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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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집중 해부 시간!
초로기가 여러분을 대신해 논문 저자를 만나봤어요.
그동안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조홍미 박사님과의 대화를 들려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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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일본에서 살 때, 눈에 띄는 이상한 사람들이 있더군요. 별로 친하게 지내고 싶진 않은데 정말 똑똑해서 눈길이 갔어요. 오타쿠에 관한 첫인상이었습니다. 이들에게 계속 관심을 두다가 박사학위 논문으로 『오타쿠에 관한 인식 변화 연구』를 쓰게 됐어요. 한국에서 '오타쿠'를 주제로 박사 논문을 쓴 건 제가 처음일 겁니다. 이후 한국 사회에서도 ‘덕후’라는 말이 유행하고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한국인은 오타쿠와 덕후를 어떤 의미로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지더라고요. 10여 년 전 저의 연구 결과가 현재 시점에서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알고 싶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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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일본에서도 오타쿠 연구가 많이 진행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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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1997년 도쿄대에는 '오타쿠학'이라는 인기 강의도 있었죠.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대학생들끼리 오타쿠를 연구하는 소모임을 갖기도 했어요. 현재는 주로 노무라경제연구소나 닛세이기초연구소 등 대형 연구소에서 오타쿠의 경제적 가치와 산업 발전 방향 등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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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일본인들도 한국에서 '덕후'라는 단어가 흔히 쓰인다는 걸 아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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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안에 넣지는 않았는데, 연구를 위한 사전 조사 결과 한류팬이나 한국 유튜브를 시청하는 젊은 세대는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한국 콘텐츠에서 '덕질', '찍덕'이라는 용어를 많이 쓰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 외 나머지는 잘 모르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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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한국의 덕후 산업 전망, 어떻게 보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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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 산업은 더욱 커질 것 같아요. 앞으로 경제를 주도하게 될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사고를 가지고 있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취미나 자기개발을 열심히 하죠. 좋아하는 것이라면 끝까지 파는 성향도 소위 ‘덕후’기질이라 할 수 있어요. 자신의 취향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특이하고 소수의 욕구의 만족시킬 수 있는 독특한 아이템 개발이 덕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거라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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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박사님은 어떤 것에 덕질을 하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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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 해본 적은 없어요. 아, 굳이 찾아보자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정도? 영화 개봉 당일날 달려가서 보고, 비디오나 DVD도 거의 다 가지고 있어요. 저희 집 한구석엔 지브리 스튜디오 관련 굿즈도 한가득이죠.
지브리 스튜디오 굿즈로 가득한 박사님의 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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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오타쿠를 연구하셨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조홍미 박사님은 덕질해본 경험이 없다고 하셨지만, 오랜 기간 한 주제로 연구해오신 걸 보면 덕후 연구 덕질을 하고 계신 게 아닐까요? 논문 덕후 초로기처럼요!
다음주 월요일 한글날(10월 9일)은 대체공휴일이라 휴강을 할게요.
그리고 목요일은 종강일이네요.😢 마지막 날엔 100% 출석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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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학생 여러분은 어떤 것에 덕질을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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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성격유형 연구가 더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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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은 학생을 위해 준비했어요.
열정 넘치는 학생은 보충 공부하세요! 강요 아님! (ㅡu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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