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학개론]🍃 '결혼할 만한 남성의 부족'이 한국 혼인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라는 주장
구독자 학생, 오랜만입니다! 추석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저는 연휴에 초록학개론 강의를 열심히 준비했어요. 😂
이번 명절에도 혹시 잔소리 들으셨나요? '승진은 했니?', '결혼은 언제 하니?' 등과 같은...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명절엔 여전히 이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것 같아요. (저도 들었어요.... 결혼은 언제 하니?????)
우리나라 혼인율은 왜 떨어지는 걸까요? 대부분 경제적 이유나 가치관의 변화를 원인으로 지목하죠. 그런데 이런 이야기도 있어요. 한국에서 여성의 교육 수준이 남성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고학력 여성이 결혼할 만한 남성의 풀이 작아졌다는 주장이죠. 이것이 혼인율 하락에 영향을 준 한 가지 원인이래요.1)
과연 이 주장이 사실일까요? 1990년, 2005년, 2015년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를 활용해 이 가설을 검증한 분들이 계세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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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제로 고학력 여성의 증가가 고학력 집단 내 여성의 비중을 높이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적합한 배우자를 찾기 어려워지고, 이는 고학력 여성들의 만혼이나 비혼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선행연구가 있다. 따라서 이들의 혼인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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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봉오 국민대 교수 · 고원태 연세대 박사과정 · 김영미 연세대 교수
2021년 출간, 조사연구 제22권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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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연구 결과부터 말씀드릴게요. '고학력 여성이 결혼할 만한 남성2)의 부족 현상'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어요. 미혼여성 1명당 미혼남성 비율은 1.6명(2015년 기준)으로 결혼시장 내 남초현상을 확인할 수 있어요.3) 또한, 미혼 대졸 남성이 미혼 대졸 여성보다 약 39% 많기 때문에 한국 고학력 여성들에게 적합한 배우자 풀이 작다고 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연구자들은 혼인율 하락의 원인이 다른 데에 있다고 생각하죠.
둘.
남성은 학력이나 직업 등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결혼할 만한 배우자를 만날 가능성의 차이가 크다고 해요. 2년제 대학 이상 교육을 받고, 전문관리직에 종사하는 사람일수록 배우자를 찾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거죠. 여성은 남성과 반대의 결과를 보여요. 교육 수준이 높거나 전문직에 종사할수록 배우자를 만날 가능성이 작아져요. 하지만 과거보다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결혼할 만한 배우자를 만날 가능성의 차이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고 해요. 1990년엔 대졸 여성이 고졸 미만 여성보다 결혼할 만한 배우자를 만날 가능성이 훨씬 낮았지만, 2015년엔 두 집단 간 차이가 별로 보이지 않았어요.
셋.
결혼을 미루거나 기피하는 현상이 사회경제적 차이와 관계없이 모든 사회계층에서 보이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가 혼인율 하락의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조사를 해보니 많은 남성과 여성이 교육 및 성취에 대한 욕구, 출산 기대에 대한 부담 등을 미혼 이유라고 얘기했기 때문이죠. 이런 패턴은 여성에게 두드러졌어요. 반면, 남성은 경제적으로 준비되지 않아서 결혼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어요.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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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에선 이를 '합성배우자'라고 칭한다. 미혼자가 만약 결혼을 한다면 결혼했을 법한 배우자를 뜻한다. 예를 들어, 30세 대졸·전문직 여성의 배우자가 평균적으로 33세 대졸·전문직 남성이라면, 30세 대졸·전문직 미혼 여성의 합성배우자는 33세 대졸·전문직 남성으로 정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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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5~45세 미혼여성 1명당 미혼남성의 비율은 1990년에 2.4명, 2005년에 1.7명, 2015년엔 1.6명이다. 점점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 결혼시장의 두드러진 남초 현상을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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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 결과, 미혼 여성 63.3%, 미혼 남성 56.2%는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 '가치관'을 꼽았다. 그다음으로 경제적 원인이 높았는데, 여성의 15.9%가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것에 비해 남성은 33.7%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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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집중 해부 시간!
초로기가 여러분을 대신해 논문 저자를 만나봤어요.
그동안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계봉오 국민대 교수님과의 대화를 들려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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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골드미스'라는 용어를 흔히 사용하듯, 고학력·전문직 여성들이 결혼할 만한 상대가 부족해서 결혼을 포기하거나 미룬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그런데 이를 뒷받침하는 견고한 증거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실제로 연구를 해보니 사람들의 인식과는 다른 분석 결과를 얻게 됐어요. 고학력·전문직 여성들이 결혼할 수 있는 확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이들과 결혼할 만한 남성의 수도 절대 부족하지 않다는 점이죠. 그래서 고학력·전문직 여성 혼인율 하락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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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젊은 세대가 결혼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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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적 차원의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가치관의 변화 등 문화적 미스매치가 혼인율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인의 가치관과 선호의 문제이기에 정책적 개입의 여지는 많지 않겠지만, 문화적 미스매치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지난 대선 기간 나온 젠더 담론은 젊은 남성과 여성의 대결 구도를 부추기는 것들이 많았어요. 이런 흐름이 지속할까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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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혼인율 하락은 저출산 고령화 현상에도 영향을 주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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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는 연령구조 변화의 문제입니다. 해결방안은 출생아 수 증가밖에 없는데, 이는 매우 어려워 보입니다. 소극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연령구조 변화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한 가지 방법은 노인 건강 증진을 위한 사회적 투자입니다. 건강한 노인이 많아지면 노인 인구 1명이 증가할 때마다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부담이 감소할 수 있겠죠. 그리고 더 나아가 건강해진 노인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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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연구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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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세대 간 사회이동과 인구 및 가족 변화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대부분 기존 연구들을 살펴보다가 연구 주제를 떠올리는데요, 일상 속 경험에서 연구를 시작하는 경우도 많아요. 아무래도 불평등이나 가족 관련 주제는 우리 삶에서 늘 경험할 수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존 연구에 바탕을 두면서 일상생활의 관심을 잘 녹여낼 수 있는 연구가 좋은 연구라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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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지만 재미있는 연구였어요. 이번에 소개한 연구는 2022년 한국갤럽 학술논문상을 받은 논문이에요. 한국 사회조사 분야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평가받았죠.
초로기가 만난 계봉오 교수님은 꼼꼼하고, 아이디어가 많으신 분이셨어요. 그래서 교수님의 다음 연구는 무엇일지 기대가 됐습니다. 재미있는 논문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신 교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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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학생이 생각하는 혼인율 하락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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